불안장애 자가진단 — 내 불안이 어디쯤인지

별일도 없는데 마음이 계속 조마조마한 날이 있습니다. 카톡 알림 하나에 심장이 먼저 내려앉고,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일을 미리 다 겪어버려요. 밤에 누우면 그제야 하루치 걱정이 한꺼번에 몰려오고요.

불안은 원래 누구에게나 있습니다. 문제는 "이 정도가 보통인가, 아니면 내가 좀 심한 건가"를 스스로는 가늠하기 어렵다는 점이에요. 옆 사람 속을 들여다볼 수가 없으니까요. 아래 기준으로 지금 내 상태가 어디쯤인지 한번 맞춰보세요.

흔한 불안과 그렇지 않은 불안

불안 자체는 나쁜 게 아니에요. 시험 전날 긴장하니까 공부를 하고, 밤길에 조심하니까 안전해집니다. 이건 제 역할을 하는 불안이에요. 구분선은 세 가지입니다.

지난 2주 자가진단 체크리스트

최근 2주를 떠올리면서, 절반 이상의 날에 해당했던 것만 세어보세요.

  1. 특별한 이유 없이 초조하거나 신경이 곤두서 있다
  2. 걱정이 시작되면 스스로 멈추기가 어렵다
  3. 걱정거리가 하나로 끝나지 않고 이것저것으로 계속 옮겨간다
  4. 마음이 편하게 쉬어지지 않는다. 쉬는 중에도 뭔가 불편하다
  5. 가만히 앉아 있기 힘들고 자꾸 몸을 움직이게 된다
  6. 사소한 일에 예민해지고 짜증이 빨리 올라온다
  7. 나쁜 일이 곧 생길 것 같은 느낌이 든다
  8. 잠들기 어렵거나 자다가 자주 깬다
  9. 집중이 안 되고 방금 한 말을 잊는다
  10. 불안을 피하려고 특정 상황·장소·연락을 미루거나 피한다

0~2개는 누구에게나 있는 정도예요. 3~5개면 몸이 보내는 신호가 쌓이는 중이라 생활 습관부터 손볼 시점입니다. 6개 이상이거나, 개수와 상관없이 10번(회피)에 해당한다면 전문가와 한번 이야기해보시길 권해요. 회피가 시작되면 불안은 대체로 혼자 줄어들지 않고 활동 범위만 좁아지거든요.

이 목록은 참고용입니다. 진단은 의사만 할 수 있고, 같은 증상이라도 원인은 사람마다 다릅니다. 그러니 "몇 개 나왔으니 나는 불안장애다"로 결론짓지 마시고, 병원에 갈지 말지를 정하는 기준으로만 쓰세요.

몸이 먼저 말해줍니다

불안은 생각보다 몸에서 먼저 티가 납니다. 마음은 괜찮다고 우기는데 몸은 이미 비상 상태인 경우가 많아요.

이런 증상으로 내과에 갔는데 "검사상 이상 없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면, 그건 꾀병이라는 뜻이 아니라 원인이 다른 곳에 있다는 뜻일 수 있어요. 물론 갑상선 문제, 빈혈, 카페인 과다, 복용 중인 약처럼 몸에서 오는 원인도 실제로 있으니 몸 검사를 먼저 해본 건 잘하신 순서입니다.

불안에도 여러 모양이 있어요

"불안하다"는 한 단어지만 나타나는 방식은 꽤 다릅니다. 내 모양을 알면 어디에 도움을 청할지가 분명해져요.

지금 불안이 올라올 때

당장 쓸 수 있는 것부터. 원리는 하나예요. 몸을 먼저 내려놓으면 생각도 따라 내려옵니다. 반대 순서는 잘 안 돼요.

  1. 숨을 길게 뱉기. 4초 들이마시고 6~8초에 걸쳐 내뱉으세요. 들이쉬는 것보다 내쉬는 시간을 길게 하는 게 핵심입니다. 이때 몸이 진정 쪽으로 방향을 틉니다.
  2. 발바닥에 주의 옮기기. 바닥에 닿은 발의 감각, 의자에 닿은 등의 느낌으로 주의를 내려보내세요. 불안은 머리 위쪽에 떠 있고, 감각은 아래쪽에 있어요.
  3. 주변 5개 이름 붙이기. 눈에 보이는 물건 다섯 개를 속으로 세어보세요. 미래로 달려간 머리를 지금 이 방으로 데려오는 방법입니다.
  4. 걱정을 문장으로 적기. 머릿속에서 도는 걱정은 크기가 없어서 무한히 커집니다. 한 줄로 적는 순간 크기가 생기고, 대부분 생각보다 작습니다.
  5. 찬물·바깥공기. 손목이나 얼굴에 찬물을 대거나 밖에 5분 나갔다 오세요. 몸 상태가 바뀌면 회로가 한 번 끊깁니다.

길게 보고 줄이는 방법

불안 때문에 잠이 계속 밀린다면 잠이 안 오는 진짜 이유를, 걱정이 자기 탓으로 이어진다면 자책이 멈추지 않을 때도 같이 보시면 도움이 돼요.

병원에 가보는 게 좋은 선

다음 중 하나라도 해당된다면 미루지 말고 가까운 정신건강의학과나 지역 정신건강복지센터에서 상태를 점검해보세요. 힘이 조금이라도 남아 있을 때 가는 쪽이 훨씬 수월합니다.

정신건강복지센터는 지역마다 있고 비용 부담 없이 상담받을 수 있어요. 병원이 부담스러우면 여기부터 시작해도 됩니다.


말할 데가 마땅치 않을 때, 이름 없이 적어두는 것만으로도 조금 가벼워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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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든 마음이 계속된다면 혼자 견디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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