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 자가진단, 요즘 내 마음은 어디쯤일까
누구나 우울한 날은 있어요. 좋은 일이 생기면 금방 괜찮아지기도 하고요. 그런데 몇 주째 기분이 바닥에서 안 올라오고, 좋아하던 것까지 시들해졌다면 한 번쯤 차분히 짚어볼 때예요. 아래 질문은 병원에서도 첫 면담 때 흔히 쓰는 질문들을 쉬운 말로 풀어 놓은 거예요.
먼저, 기준은 "지난 2주"예요
오늘 하루 기분이 아니라 최근 2주 동안 얼마나 자주 그랬는지를 떠올려 주세요. 하루 이틀 힘들었던 건 누구에게나 있는 일이라, 기간을 정해두지 않으면 결과가 들쭉날쭉해져요.
각 질문마다 이렇게 점수를 매겨요.
- 전혀 없었다 — 0점
- 며칠 그랬다 — 1점
- 2주 중 절반 넘게 그랬다 — 2점
- 거의 매일 그랬다 — 3점
9가지 질문
- 무엇을 해도 재미가 없고 흥미가 안 생긴다
- 기분이 가라앉거나, 막막하고 희망이 없다고 느낀다
- 잠들기 어렵거나 자주 깬다. 또는 반대로 너무 많이 잔다
- 조금만 움직여도 지치고 기운이 없다
- 입맛이 뚝 떨어졌다. 또는 평소보다 훨씬 많이 먹는다
- 내가 쓸모없는 사람 같고, 나 때문에 일이 틀어졌다는 생각이 든다
- 책이나 영상, 대화에 집중이 잘 안 된다
- 남들이 알아챌 만큼 말이나 행동이 느려졌다. 또는 가만히 못 있고 안절부절못한다
- 차라리 없어지고 싶다거나, 나를 해치고 싶은 생각이 든다
점수 보는 법
- 0~4점 — 지금은 크게 걱정할 상태는 아니에요. 요즘 힘든 일이 있었다면 잠시 지친 정도일 수 있어요.
- 5~9점 — 가벼운 우울감이 있는 편이에요. 잠, 식사, 햇볕 쬐기 같은 기본부터 챙겨보고 2주 뒤에 다시 체크해보세요.
- 10~14점 — 중간 정도의 신호예요. 혼자 버티기보다 상담을 한 번 받아보는 걸 권해요.
- 15점 이상 — 마음이 꽤 오래 무리하고 있다는 뜻이에요. 가까운 정신건강의학과나 상담센터에서 지금 상태를 이야기해보세요.
그리고 점수와 상관없이, 9번 질문에 1점이라도 나왔다면 그 마음을 혼자 들고 있지 않았으면 해요. 아래 상담 번호는 24시간 열려 있어요.
자가진단이 알려주지 못하는 것
이 점수는 진단이 아니라 "지금 내 상태를 가늠해보는 자"에 가까워요. 갑상선 문제나 빈혈, 복용 중인 약 때문에도 비슷한 증상이 나올 수 있어서, 숫자만 보고 스스로 결론 내리지 않는 게 좋아요.
반대로 점수가 낮게 나왔다고 해서 지금 힘든 마음이 가짜인 것도 아니에요. 질문에 딱 들어맞지 않는 방식으로 지쳐 있을 수도 있거든요. 숫자보다 "요즘 나 좀 이상하다"는 느낌을 더 믿어도 괜찮아요.
체크해본 다음에 할 수 있는 것
- 오늘 나온 점수와 날짜를 메모해두고, 2주 뒤에 다시 해보세요. 오르는지 내리는지가 한 번의 점수보다 많은 걸 말해줘요.
- 믿을 만한 사람 한 명에게 "요즘 좀 가라앉아 있어" 정도만 말해보세요. 자세히 설명하지 않아도 돼요.
- 보건소나 지역 정신건강복지센터에서는 무료로 상담을 받을 수 있어요. 병원이 부담스럽다면 여기서 시작해도 충분해요.
누구한테 말하기엔 아직 정리가 안 된 마음이라면, 이름 없이 먼저 적어보는 것도 방법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