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리 전만 되면 우울하고 짜증 날 때
별일 아닌 말에 눈물이 나고, 평소 같으면 웃고 넘길 일에 화가 치밀어요. 그러다 생리가 시작되고 이삼일 지나면 거짓말처럼 괜찮아집니다. 그리고 "아까 내가 왜 그랬지" 하고 혼자 민망해지죠. 이게 매달 비슷한 때에 되풀이된다면 성격 문제가 아니라 생리전증후군(PMS)일 가능성이 커요.
생리전증후군은 어떤 건가요
생리 시작 1~2주 전부터 몸과 마음에 여러 변화가 생겼다가, 생리가 시작되고 며칠 안에 가라앉는 걸 말해요. 배란 뒤 호르몬이 크게 오르내리는 시기라서, 같은 일을 겪어도 평소보다 감정이 크게 흔들립니다. 가임기 여성 상당수가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한 번쯤 겪는 흔한 일이에요.
마음에 오는 증상
- 이유 없이 가라앉고, 다 귀찮아진다
- 작은 일에 짜증이 나고 말이 날카로워진다
- 괜히 서럽고 눈물이 자주 난다
- 불안하고 초조해서 가만히 있기 힘들다
- 집중이 안 되고 깜빡깜빡한다
- 사람이 싫어지고 혼자 있고 싶다
몸에 오는 증상
- 가슴이 붓고 아프다
- 배가 더부룩하고 몸이 붓는다
- 단 것, 짠 것이 당기고 식욕이 늘어난다
- 잠이 쏟아지거나 반대로 잠이 얕아진다
- 두통, 허리 통증, 피부 트러블이 생긴다
몸이 무겁고 잠까지 설치니 마음이 더 예민해지는 건 자연스러운 흐름이에요.
기분 탓인지 PMS인지 구별하는 법
제일 확실한 방법은 기록이에요. 달력이나 생리 앱에 매일 기분을 한 단어나 점수로 적어보세요. "우울 3, 짜증 4" 정도면 충분해요. 두세 달만 적어도 패턴이 보입니다.
- 힘든 날이 생리 전 1~2주에 몰려 있고
- 생리가 시작되고 며칠 안에 풀리며
- 생리가 끝난 뒤 일주일쯤은 비교적 괜찮다
이 모양이 반복되면 PMS 쪽이에요. 반대로 생리 주기와 상관없이 한 달 내내 가라앉아 있다면 PMS보다는 우울증 초기 증상 쪽을 먼저 살펴보는 게 맞아요. 기록은 나중에 병원에 갈 때도 그대로 보여줄 수 있어서 쓸모가 많아요.
그 주를 덜 힘들게 보내는 방법
- 기록으로 "그 주"를 미리 알아두고, 큰 결정이나 중요한 대화는 가능하면 그 주를 피한다
- 가까운 사람에게 "이번 주는 내가 좀 예민할 수 있어" 하고 먼저 말해둔다
- 잠자는 시간을 평소보다 30분 앞당긴다
- 커피와 술은 그 주에만이라도 줄인다. 둘 다 불안과 붓기를 키운다
- 짠 음식을 조금 줄이고 끼니를 거르지 않는다. 배고프면 짜증이 배로 온다
- 땀이 살짝 날 정도로 걷는다. 하루 20~30분이면 충분하다
- 따뜻한 물로 샤워하고 배와 허리를 따뜻하게 해준다
제일 중요한 건 그 주의 나를 몰아세우지 않는 거예요. 짜증을 낸 자신을 탓하며 또 한 번 가라앉는 날이 많은데, 그 감정은 내가 못돼서 생긴 게 아니에요. 지나가는 날씨에 가깝습니다.
이럴 땐 병원에 가보세요
대부분은 생활을 조금 바꾸는 것만으로 견딜 만해져요. 하지만 아래에 해당한다면 산부인과나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상담을 받아보는 게 좋아요. 증상이 아주 심한 경우는 '월경전불쾌장애'라고 따로 부르기도 하고,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 그 주마다 회사나 학교에 못 갈 정도로 일상이 무너진다
- 가족, 연인과의 다툼이 매달 크게 번진다
- 절망감이 너무 깊어서 사라지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 생리 양이 갑자기 늘거나, 통증이 견디기 힘들 만큼 심해졌다
매달 찾아오는 그 며칠에게
PMS는 남에게 설명하기 애매해서 더 외로워요. "생리 때문에 그래"라고 말하면 핑계처럼 들릴까 봐 그냥 참게 되죠. 그래도 그 며칠의 힘듦은 진짜예요. 감정 기복이 생리와 상관없이 잦다면 감정 기복이 심할 때를, 이유 없이 눈물이 난다면 이유 없이 눈물이 날 때를 같이 읽어보세요.
누구한테 말하기도 애매한 마음이었다면, 이름 없이 적어두고 지나가게 두는 방법도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