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황장애 증상과 발작이 왔을 때 대처법
지하철 문이 닫히는 순간 갑자기 심장이 뛰기 시작합니다. 숨이 얕아지고, 손이 저리고, 여기서 쓰러지면 아무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몇 분 뒤면 가라앉는데, 그 몇 분이 몇 시간처럼 느껴져요. 응급실에 갔더니 검사에서는 아무 이상이 없다고 합니다.
공황발작을 처음 겪은 사람들이 거의 비슷하게 하는 경험입니다. 몸에 큰일이 난 것 같은데 검사는 멀쩡하니까 더 무섭죠. 내가 이상해진 건가 싶고요.
공황발작은 몸의 오작동에 가까워요
우리 몸에는 위험을 감지하면 울리는 경보 장치가 있습니다. 산에서 곰을 만났을 때 바로 도망칠 수 있도록 심장을 빨리 뛰게 하고, 숨을 가쁘게 만들고, 팔다리로 피를 몰아주는 기능이에요. 이 반응 자체는 정상이고 오히려 우리를 살려온 장치입니다.
공황발작은 이 경보기가 곰이 없는데 울리는 상태예요. 화재는 안 났는데 화재경보기가 울리는 것과 비슷합니다. 소리는 진짜고 무섭지만, 불이 난 건 아닙니다. 그래서 검사를 해도 아무것도 안 나오는 거예요.
발작은 보통 몇 분 안에 정점을 찍고 내려옵니다. 20분에서 30분을 넘기는 경우는 드물어요. 몸이 그 강도를 오래 유지할 수가 없거든요.
공황발작 증상
한 번에 여러 개가 몰려옵니다.
- 심장이 미친 듯이 뛰거나 쿵 내려앉아요. 가슴 통증이 같이 오기도 해서 심장 문제로 오해하기 쉽습니다.
- 숨이 안 쉬어져요. 아무리 들이마셔도 산소가 안 들어오는 느낌이 듭니다. 실제로는 오히려 과하게 들이마시고 있는 경우가 많아요.
- 손발이 저리거나 떨려요. 입 주변이 찌릿한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 땀이 나고 몸이 덥거나 추워요. 등줄기로 식은땀이 흐르는 경우가 흔합니다.
- 어지럽고 쓰러질 것 같아요. 다리에 힘이 빠지는 느낌이 옵니다.
- 속이 울렁거려요. 배가 뒤틀리거나 화장실이 급해지기도 합니다.
- 세상이 낯설게 느껴져요. 내가 나 같지 않고 주변이 유리 너머로 보이는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 죽을 것 같거나 미쳐버릴 것 같아요. 이 공포가 가장 힘든 부분입니다.
발작과 공황장애는 다릅니다
공황발작은 살면서 한두 번쯤 겪는 사람이 꽤 많습니다. 과로한 상태에서, 술을 많이 마신 다음 날, 큰일을 치르고 난 뒤에 한 번 오고 다시 안 오는 경우도 흔해요. 발작을 한 번 겪었다고 공황장애인 건 아닙니다.
공황장애로 넘어가는 지점은 발작 자체보다 발작이 없는 시간에 있습니다.
- 예기불안. "또 오면 어쩌지"를 발작이 없을 때도 계속 생각하게 됩니다.
- 회피. 발작이 왔던 장소를 피하기 시작해요. 지하철, 고속도로, 엘리베이터, 영화관처럼 바로 못 나가는 곳부터 줄여나가게 됩니다.
- 생활 반경이 좁아짐. 피하는 곳이 하나씩 늘어나다가 나중에는 집 밖이 다 불편해집니다.
피하면 그 순간은 편해지지만, 몸은 "역시 거기는 위험한 곳이었구나"라고 배웁니다. 그래서 다음번엔 더 무서워져요. 회피가 늘어나는 게 가장 조심할 부분입니다.
발작이 온 순간, 그 몇 분을 넘기는 법
먼저 알아둘 게 하나 있어요. 이 순간에 "빨리 없애야 한다"고 싸우면 오히려 길어집니다. 경보기를 부수려고 하면 더 크게 울려요. 목표를 없애는 것이 아니라 지나가게 두는 것으로 바꾸는 편이 낫습니다.
- 내쉬는 숨을 길게. 들이마시는 데 집중하면 더 심해집니다. 4초 들이마시고 6초에서 8초에 걸쳐 천천히 내쉬어보세요. 내쉬는 숨이 길어지면 몸의 경보가 내려갑니다. 숨쉬기가 너무 힘들면 두 손을 모아 코와 입을 살짝 감싸고 그 안에서 숨을 쉬는 것도 도움이 돼요.
- 주변 다섯 가지를 세기. 눈에 보이는 것 5개, 들리는 소리 4개, 손에 닿는 것 3개를 속으로 세어보세요. 머리가 몸의 감각 쪽으로 돌아오면서 공포 회로에서 빠져나옵니다.
- 차가운 것을 대기. 손목이나 목 뒤에 찬물을 대거나 얼음을 쥐면 몸이 빠르게 진정되는 편입니다. 강한 감각 하나가 들어오면 다른 감각이 밀려나요.
- 속으로 한 문장 반복하기. "위험한 게 아니라 경보가 울린 거다. 곧 내려간다." 이 말을 믿기지 않아도 반복해보세요. 첫 발작 때는 어렵지만, 몇 번 겪고 나면 이 문장이 꽤 힘을 냅니다.
- 도망치지 않고 조금만 버티기. 가능하다면 그 자리에서 벽에 기대 있거나 앉아서 견뎌보세요. 한 번이라도 도망치지 않고 지나가는 걸 확인하면, 몸이 "여기 안전하네"를 새로 배웁니다. 이게 회복에서 가장 큰 한 걸음이에요.
평소에 줄여둘 수 있는 것
- 카페인. 커피는 공황과 거의 같은 몸 반응을 만듭니다. 발작이 잦은 시기에는 확 줄여보시는 게 좋아요.
- 술. 마실 땐 편한데 다음 날 불안이 훨씬 세게 돌아옵니다. 발작이 술 다음 날 오는 사람이 많아요.
- 잠. 잠이 부족하면 경보기의 민감도가 올라갑니다. 잠들기 전 습관 정리가 도움이 될 수 있어요.
- 몸 움직이기. 가볍게 걷는 정도로도 몸에 쌓인 긴장이 빠집니다.
- 혼자 삼키지 않기. 발작 경험을 말로 꺼내본 사람과 아닌 사람은 다음 발작 때 견디는 힘이 다릅니다. 이상하게 볼까 봐 말 못 하는 경우가 많은데, 생각보다 겪은 사람이 많아요.
병원에 가보시는 게 좋은 경우
공황은 혼자 버티기보다 도움을 받았을 때 훨씬 빨리 편해지는 편입니다. 아래에 해당한다면 정신건강의학과나 지역 정신건강복지센터에서 지금 상태를 확인해보세요.
- 발작이 처음이라면 우선 내과에서 심장이나 갑상선 쪽에 다른 이유가 없는지 한번 확인해보는 게 좋습니다
- 발작이 반복되고 "또 올까 봐" 하는 걱정이 일상에 들어왔다
- 피하는 장소가 하나씩 늘고 있다
- 출근, 등교, 외출이 어려워졌다
- 죽고 싶다는 생각이 스친다
불안이 발작 없이 낮게 계속 깔려 있는 쪽이라면 불안장애 자가진단도 함께 보시면 도움이 됩니다.
말할 데가 마땅치 않을 때, 이름 없이 적어두는 것만으로도 조금 가벼워집니다.